흥신소 의뢰비용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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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마흔여덟입니다. 스물다섯에 결혼해서 스무해를 함께 살았어요.
대학생인 큰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였죠. 그랬던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.
남편은 군산 산단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이에요.
성실하고 가정적인 사람이라고 믿었어요.
스무해 동안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었거든요.
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뭔가 이상했어요.
퇴근 시간이 불규칙해지고, 주말 골프 약속이 늘어났어요.
처음엔 승진 후 업무가 늘어서 그런가 보다 했죠.

결정적이었던 건 명절이었어요.
시댁 다녀와서 남편 옷을 빨래하는데, 양복 주머니에서 카드 영수증이 나왔어요.
나운동 어떤 레스토랑이었는데, 금액이 이십만 원이 넘더라고요. 그날 남편은 회식이라고 했었거든요.
근데 회사 법인카드도 있는데 왜 개인카드를 썼을까 싶었어요.
그날 이후로 남편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어요.
휴대폰 알림을 다 꺼놨더라고요. 샤워 시간도 길어졌고, 머리에 왁스도 바르기 시작했어요.
마흔아홉 남자가 갑자기 꾸미기 시작하니까 이상하잖아요. 친한 언니한테 안전하게 말했더니 "남자들 다 그래. 나이 들면 젊어지고 싶어서 그래"라고 하더라고요. 근데 제 육감은 계속 뭔가 다르다고 말하고 있었어요.
밤에 잠도 안 오고, 낮에도 남편 생각에 집중이 안 됐어요.
이십 년을 함께 산 사람인데 이렇게 믿음이 흔들리는 게 너무 괴로웠습니다.

그러던 어느 날, 인터넷으로 흥신소 검색하게 됐어요.
사실 흥신소 게 뭔지도 잘 몰랐어요.
뉴스에서만 봤지, 제가 직접 알아볼 줄은 몰랐죠. 여러 곳을 비교해봤는데, 흥신소 후기도 좋고 상담 후기가 진솔해 보였어요.
전화하기까지 사흘이 걸렸어요.
통화버튼 누르는 게 왜 그렇게 어렵던지. 스무해를 함께 산 사람을 조사한다는 게 배신 같기도 하고, 만약 오해였다면 남편한테 미안하기도 하고. 근데 이대로는 못 살겠더라고요. 전화 상담을 받았을 때 정말 울었어요.
상담사분이 "많이 힘드셨죠. 이런 결정 내리시기까지 얼마나 고민하셨을까요"라고 하시는데, 그동안 꾹 참았던 게 한꺼번에 터졌어요.
사십 분 넘게 통화했던 것 같아요. 제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시더라고요.

흥신소 조사 기간은 이주일로 정했어요.
남편 출퇴근 패턴이랑 주말 동선을 파악한다고 했어요.
비용은 솔직히 적지 않았어요.
근데 평생 이렇게 의심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. 주부인 제가 모아둔 돈으로 결제했어요.
조사하는 이주일 동안이 제일 힘들었어요.
남편이랑 밥 먹고, 아이들 앞에서 웃고, 일상적인 대화 나누는 게 다 연기 같았어요.
밤마다 화장실 가서 몰래 울었어요.
만약 진짜였다면 어떡하지, 오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천 번 했어요.

이주일 후, 결과 보고를 받으러 갔어요.
흥신소 사무실에서 받은 파일을 열어보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렸어요.
화면에 남편이 있었어요. 어떤 여자와 함께요. 사진 속 남편은 제가 본 적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.
환하게 웃으면서 그 여자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더라고요. 상간녀는 서른여섯 살 직장 협력자였어요.
미혼이고, 남편이랑은 작년 봄부터 알고 지낸 사이래요. 군산 시내 모텔을 자주 이용했고, 주말에 서천이나 부안으로 드라이브도 다녀왔대요.

사진에는 날짜와 시간, 장소가 다 찍혀 있었어요.
충격적이었던 건 횟수였어요.
석 달 동안 만난 게 스물두 번이었어요.
일주일에 두 번꼴이에요. 제가 저녁 차려놓고 기다리는 동안, 아이들 공부 봐주는 동안, 남편은 그 여자랑 있었던 거죠. 흥신소 담당자분이 옆에서 계속 신경 써주셨어요.
물도 떠주시고, 천천히 보라고 하시고. "충분히 놀라실 만합니다. 천천히 받아들이세요"라고 하시더라고요. 그 말에 겨우 정신 차렸어요.

집에 와서 나흘 동안 아무것도 못 했어요.
밥도 안 먹고, 잠도 안 자고, 그냥 멍하니 있었어요.
큰딸이 "엄마 어디 아파?"라고 걱정할 정도였어요.
이십 년이라는 시간이 다 거짓말이었나 싶었거든요.
그런데 나흘째 되던 날, 화가 났어요. 슬픔이 아니라 분노가 치밀어 올랐어요.
내가 왜 이렇게 무너져 있어야 하지? 잘못한 건 저쪽인데? 이십 년을 바쳐서 가정을 지킨 건 나인데? 그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.
남편을 불러서 증거를 보여줬어요.
흥신소 받은 보고서를요. 남편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아무 말도 못 하더라고요. 변명도 안 했어요. 그저 "미안하다"는 말만 반복했죠.

저는 말했어요. "당신이 미안하다는 건 알겠는데, 난 용서 못 해. 이십 년이 아깝지만 남은 이십 년을 거짓말쟁이랑 살 순 없어." 남편이 울면서 용서해달라고 했지만, 마음이 안 움직이더라고요. 이미 식어버린 거예요. 지금은 이혼하게 된 사연 밟고 있어요.
흥신소 받은 자료를 변호사한테 제출했더니 위자료 청구하는 데 충분한 증거라고 하더라고요. 재산분할이랑 위자료 협의 중이에요. 상간녀한테도 청구할 예정이에요.
아이들한테 말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.
큰딸은 아빠를 원망하면서도 제 편을 들어줬어요.
"엄마, 잘 결정하신 거예요"라고 하더라고요. 아들은 아직 어려서 잘 이해 못 하지만, 곧 알게 되겠죠.

마흔여덟에 다시 시작하는 게 두렵지 않냐고요? 솔직히 두렵죠. 근데 거짓말 속에서 사는 것보다는 나아요. 흥신소 의뢰하지 않았다면, 저는 평생 바보처럼 속으면서 살았을 거예요. 진실을 알게 돼서 차라리 다행이에요.
혹시 저처럼 배우자가 신뢰할 수 없는 분들, 특히 나이 들어서 이런 일을 겪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.
나이가 문제가 아니에요. 중요한 건 진실이에요.

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확인하세요.
흥신소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.
스무해를 함께 살았지만,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려고 해요.
아프지만, 이게 저를 위한 선택이에요.
진실을 알려주신 흥신소 감사드려요. 덕분에 제 인생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.
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.
당신의 의심이 틀리길 바라지만, 만약 맞다면 용기 내세요.
진실을 마주하는 게 고통스럽지만, 그게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이니까요.